대체 어떤 버스이길래, 이리 시끄러울까 궁금했습니다. 목적지는 어디인가, 승객은 누구일까, 차비는 얼마일까 궁금했어요. 그런데 찾고 보니, 그 버스가 아니더군요. 메타Bus가 아니라 메타Verse였습니다. R발음을 굴리며 발음하는 메타벌스라고나 할까요.
메타버스(metaverse)를 번역하면, 확장 가상 세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가상, 초월을 뜻하는 '메타'(meta)와 세계,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를 붙인 신조어입니다. 확장 가상 세계는 길어서 그런지 가상우주로 번역되기도 합니다.
메타버스는 닐 스티븐슨(Neal Town Stephenson)이 1992년 출간한 SF소설 [스노 크래시(Snow Crash)]라는 소설에서 처음 사용합니다. 스티븐슨은 이 소설에서 메타버스와 아바타의 개념을 보여줍니다. 이 소설에서 등장 인물들은 ‘아바타’라는 가상 신체를 빌려 가상 세계인 ‘메타버스’로 들어 갈 수 있습니다. 주인공은 현실에서는 마피아에게 돈을 빌려 피자 배달을 하는 존재이지만, 메타버스에서는 뛰어난 검객이고 해커입니다. 1992년 발표된 이 소설은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이후 수많은 메타버스 개념이 파생되었고 관련 산업이 발전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메타버스는 3차원에서 실제 생활과 법적으로 인정한 활동으로 직업, 금융, 학습 등이 연결된 가상 세계를 말합니다.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의 상위 개념이라고 합니다. 가상 공간에서 모든 활동을 할 수 있게 현실을 디지털 기반의 가상 세계로 확장해 만든 시스템입니다. 정치와 경제, 사회, 문화 등 전반적 영역에서 현실과 비현실이 공존하는 생활형, 게임형 가상 세계라는 의미로 폭넓게 사용되었습니다.
메타버스라는 개념의 뚜렷한 정의는 아직까지 확립되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는 현실 세계와 같은 사회적·경제적 활동이 통용되는 3차원 가상 공간 정도의 의미라고 하는군요. 각 학자나 기관마다 약간씩 다르게 정의를 내리고 있으니, 이를 찾아보는 것도 의미있을 것 같습니다.
심임보 교수(동아대 기계공학과)는 2021년 10월 7일 열린 '대한민국 4차 산업혁명 페스티벌'에서 메타버스를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가상 자아인 아바타를 통해 경제, 사회, 문화, 정치 활동 등을 이어가는 4차원 가상 시공간”
심임보 동아대학교 교수는 ‘대한민국 4차 산업혁명 페스티벌’의 ‘메타버스로 여는 새로운 세상’을 주제로 한 콘퍼런스에서 “또 다른 자아인 아바타가 있어야 메타버스 세상을 그릴 수 있다. 디지털 트윈 개념과 차이가 있다. 아바타를 통해 정치·사회·문화 활동을 이어가는 4차원 가상 시공간이 곧 메타버스”라고 정의합니다. 이어 메타버스가 AI 기술을 구현하는 데 적합한 장소라고 주장합니다.
손강민·이범렬·심광현·양광호는「웹 2.0과 온라인 게임이 만드는 매트릭스 월드 메타버스」( ETRI CEO Information 제47호, 2006)에서 “모든 사람들이 아바타를 이용하여 사회, 경제, 문화적 활동을 하게 되는 가상의 세계”라고 정의합니다.
[웹2.0 경제학(김국현, 황금부엉이, 2006)] 저자인 김국현 IT평론가는 “가상화된 현실 세계와 현실적인 가상 세계가 융합된 공간을 의미한다. 바야흐로 3계가 통합된 초세계(超世界)가 도래한다”고 설명합니다.
이이화 작가로 널리 알려진 소설가이자 대학 교수인 류철균 교수는 [메타버스란 무엇인가(이이화 저, 스토리프렌즈 출판사, 2021년)]를 출간하고 인터뷰를 통해 메타버스에 대해 “가상·초월을 의미하는 ‘메타’와 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의 합성어로, 가상세계와 현실세계의 경계가 허물어진 세상이다. 메타버스가 인터넷 안과 밖에 중첩되어 있다”고 주장합니다.
미국전기전자학회의 표준에 따르면 메타버스는 "지각되는 가상세계와 연결된 영구적인 3차원 가상 공간들로 구성된 진보된 인터넷"이라는 의미를 지닌다.[11]
미국의 기술연구단체 ASF(Acceleration Studies Foundation)는 2007년 ‘메타버스 로드맵’을 통해 “현실 세계와 가상세계가 융합되는 현상으로 보고, 이전의 가상세계에서 좀 더 진보된 개념”으로 메타버스를 정의합니다. ASF는 메타버스의 유형을 증강(Augmentation)과 시뮬레이션(Simulation) 축, 외적(External)과 내적(Intimate) 요소의 축을 바탕으로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라이프 로깅 (Life logging), 거울 세계(Mirror Worlds), 가상세계 (Virtual Worlds) 등 4가지 범주로 분류하기도 합니다.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 비대면, 비접촉 등의 산업이 폭발적으로 발전하면서 메타버스의 개념이 각종 산업으로 확장하며 발전하고 있습니다. 메타버스의 한 부분인 증강현실은 이미 우리가 일상 곳곳에서 활용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이 대중화 되면서, 증강현실은 본격적인 상업화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게임, 모바일 솔루션 업계·교육 분야 등에서도 다양한 제품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증강 현실을 이용한 게임으로 마인크래프트 어스가 있습니다. 현재는 유적만 남은 흔적에 카메라(스마트폰의 카메라 기능)를 들이대면 과거의 건물이 사용자의 단말기 화면에 중첩해 보이는 기술, 접해보셨을 겁니다. 이러한 장면이 증강현실의 예입니다. 이 외에도 우리가 실감할 수 있는 메타버스의 모습을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과학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IT) 컴퓨터의 제3의 물결, 유비쿼터스 (0) | 2023.02.14 |
---|---|
IT) 가상현실, 증강현실... 확장현실(XR) (0) | 2023.02.05 |
수증기, 혜성의 꼬리가 빛나는 이유 (0) | 2023.02.03 |
자연과학) 얼음의 17가지 얼굴 (0) | 2023.01.31 |
지구과학) 눈 결정(snowflake)에 대한 이야기(1) (0) | 2023.01.26 |
댓글